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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세콰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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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4. 18. 09:04 아이들의 부모되기

10년 정도 전에 일인 것 같다. 도서관에서 '내 아이를 지키려면 TV를 꺼라'는 책을 읽고서 아내에게 우리도 TV를 꺼보자고 제안했으나 아내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다.



그 뒤로 직장 상사분께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후회되는 일이 거실에 책장을 두지 않은 일이라고 하셔서, 좁은 거실 TV 맞은편 벽에 바로 책장을 두고 아이들 책을 꽂아 주었다.



그러다 1년 반 정도에 시간이 흐른 때였던 것 같다.



아내가 사회복지관에서 아이 엄마들 대상으로 하는 강좌를 듣고 오더니 나한테 TV를 꺼야 한다고 얘기를 했다.



아내에게 내가 1년 반전에 그 얘기를 당신한테 했는데, 그때는 뭐하고 다른 사람이 얘기하니까 듣냐고...



그때 깨달았다.



똑같은 소리도 내가 하면 잔소리, 남이 하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충고구나... 어른도 이러한데 아이들은 어떨까, 나중에 커서 내가 어떤 좋은 조언을 해줘도 잔소리가 될 수 있겠구나...



그 이후로 나는 어떤 좋은 내용이 있으면 내 입을 통해서 얘기하기보다는 남의 입과 글을 통해서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좋은 내용이 있으면 동영상으로 보여주고, 글로 보여주고 책을 남긴다. 아빠 얘기가 아니라고... 다른 사람들이 얘기하는 거라고….



주말에 박진영이 출연한 집사부일체에서 꿈에 대한 내용이 깊게 다가와서 딸아이를 꼬셔서 보게 했다. 앞부분은 한참 웃기는 내용이었고, 딱 그 부분이 시작하는데 화장실을 간다. 기막힌 타이밍이다... 화장실에서 나올 때 쯤 다시 그 부분을 틀어주었다.



저녁에 아들아이한테는 엑기스되는 딱 그 부분만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내용에 대해서 아들아이하고 대화를 나누었다. 아들과 딸에 성향차이가 있고, 그 차이에 맞게 접근해 줘야 원하는 소기의 성과를 이룰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춘기나 성장한 자녀들을 가르치는 건 쉽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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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이언트 세콰이어
2019. 4. 6. 09:20 아이들의 부모되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부모와 자녀가 소통도 잘되고 아이들도 부모님들과 여행도 다니고, 학교나 주변 친구들 사이에 있었던 일들도 부모님들께 잘 털어놓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학령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점점 벽이 높아집니다. 그러다 중2병이고 불리는 중학교 2학년 정도가 되면 부모와의 다툼이 절정으로 치닫고 나중에 돌아오기도 하고, 혹은 부모와의 사이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부유층(?)을 사이에 어둠에 경로를 통한 사교육만 가능했던 시절에는 학교에서 받는 교육이 전부인 시대가 있었으나, 현재는 교육의 중심이 사교육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한 것은 부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면서 최대한 사교육에 의존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교육을 시켜보자 했습니다. 그래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교육은 있었습니다. 물에 빠져서 죽지 말라고 수영을 가르치고, 나중에 커서 악기 하나쯤을 다룰 줄 알아서, 프러포즈도 하고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면 가족 음악회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두 아이 모두 수영은 접영할 정도로 가리켰고, 피아노는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학원과 개인 레슨으로 가르쳐서 고3인 아들아이는 치고 싶은 곡 악보 구해서 가끔 피아노를 치고, 이 부분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는 "학교는 공부하러 가는 곳이지, 놀러 가는 것이 아니다. 직장인은 직장에서 맡은 일을 열심히 해야 하고, 학생은 학교나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게 학생의 본분이다. 수업 시간에는 아이들과 장난치지 말고, 선생님 말씀에 집중해라. 나중에 너희들이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학원을 안 다니고 학업을 지속할 수 있으면 아빠가 학원 수업료를 너희들 통장에 넣어주겠다."

 

 

다행히도 이런 주입식 교육(?) 덕분에 '왜 공부를 해야 해요?' 이런 질문없이 방황하지 않고 성실하게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아들아이는 고2 때가 되어서야 수학 학원에 다니게 되었고, 올해부터는 영어 수업도 들어야겠다고 해서 같이 하고 있습니다. 딸아이는 중학교 때부터 수학학원을 다녔는데, 안 다니면 안 되겠냐고 하니 안된다고 해서 다니게 두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영어 수업도 받고 싶다고 해서 허락해 주었습니다.

 

 

제일 좋은 경우는 아이가 학원을 안다니고도 알아서 공부하는 것(win win), 두 번째로는 알아서 하는데 학원을 필요로 하는 것(아이 win), 다음으로는 아이 스스로가 알아서 못하니 부모가 학원에 억지로 보내는 것(부모가 학원 의자에는 앉힐 순 있겠지만 아이가 안 하면 그저 부모 위안), 마지막으론 부모가 억지로 학원에 보내려고 해도 아이가 안 가는 것(부모가 속은 타겠지만 학원비는 굳음).

 

 

아들아이와에 약속으로 매달 30만 원씩 꼬박꼬박 증권계좌로 입금을 해서 현재는 3천만 원이 넘는 돈이 모여있습니다. 학원을 다닌 후로도 계속 넣어주고는 있습니다. 딸아이는 중학교 때부터 다녔으니 학원비 대신으로 통장에 돈을 넣어줄 이유는 없었으나, 나중에 어떻게 처리할지 모르겠으나 매달 똑같이 30만 원씩 입금해 주고 있습니다.

 

 

저는 제 나름의 경험으로 꼭 공부를 잘해야지 잘 사는 것도 아니고, 누구라도 노력하면 작은 부자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이 이러한 길을 가는데 좀더 유리한 조건이 될 수도 있으나, 부부가 잘 합심하고 노력한다면 불리한 조건도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자립할 시기가 되면 자금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소비 지출, 저축,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가 배우고 경험한 바를 전수해 줄 생각입니다. 그래서 부모에 금전적 도움 없이도 스스로에 힘으로 자산을 쌓을 수 있도록 해 주고, 그 경험을 후대로 그 시대에 상황에 맞게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마 제 블로그에 방문하시는 분들도 과거에 글에서나 이후에 글에서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좀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어느 정도 노력은 필요하지만, 뒤돌아 봤을 때, '그때 좀 열심히 했더라면...' 하는 후회가 남지 않도록 살았으면 합니다.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학원안다니고 공부해서도 특출 나게 공부를 잘했다. 뭐 이런 글은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 고만고만합니다. 제 나이에 제가 들였던 노력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저였으니까 그렇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아들이 다르고, 아들과 딸이 다르고, 사람마다 다 다른 걸 인정하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아이들과의 관계에 큰 문제가 없고, 아빠는 아직 실력 발휘를 안했으며, 때를 기다려 아이들에게 후대에 공부 못하는 자손들이 있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탄탄한 기본기를 가르쳐 주려고 합니다.

 

 

인생에 정답은 없고, 돌아 봤을 때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았는지, 아빠는 이것만 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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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이언트 세콰이어
2019. 4. 6. 09:18 아이들의 부모되기

저희 큰 누님이 저에게 했던 말입니다.

사춘기 자녀를 키워보지 않고서는 자식 키운다고 얘기하지 말아라.

본인이 그런 얘기를 할 정도로 첫째 사내아이의 사춘기를 힘들게 보냈습니다.

 

아직은 어린 아이를 키우는 동생이 한마디 거들라치면, 네 애들 나이 때는 다 문제없다. 너희는 아직 안 겪어봐서 모른다... 겪어보고 얘기해라... 그런 의미겠지요.

 

제 생각입니다만, 아이들을 말로써 가르칠 수 있는 기회/시기는 늦어도 초등학교때 까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부모님과 초등학교 6학년때 떨어져 누나들하고 타지에서 자취 생활을 했는데, 그때부터 저는 집안에 하나 있는 아들로서 누나들에 보호자이고 아버지 대신에 가장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지금에 큰 매형을 그 시절에 처음 만났지만, 누나들의 보호자로 경계해야 할 대상이었습니다. 그분들은 웃겼겠지만...

 

4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지금도 그때에 마음가짐이 생생하고, 매형들하고 술마실 때 돌림노래로 "나는 그 시절에 한 집안에 가장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라고 얘기하곤 합니다.

 

그 정도 나이때가 되면 이제 부모보다는 친구들과 더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합니다. 점점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시기고, 부모 얘기는 잔소리로 생각하게 되는 시기가 도래하게 됩니다.

 

그 시기가 되기 전에 세상살이에 필요한 부분들, 사상(?)들을 심어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내에게는 자식 교육은 내가 책임진다. 나중에 애들이 커서 잘못돼도 다 내 잘못이지 당신 잘못이 아니다고 못 박아 두었습니다.

 

사춘기가 되서 아이들의 행동에 문제가 나타나면, 남편들이 아내 보고 당신은 집에 있으면서 애 하나 간수 못하고 뭐했냐고 탓하는 드라마 장면이 종종 있었습니다. 여성들이 전업주부가 많던 시절 얘기지요.

 

원숭이가 남자 어른은 무서워 하지만 어린아이들과 성인 여자는 무서워하지 않고 달려듭니다. 사내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 이미 힘으로는 엄마가 제압하기 힘듭니다. 이때 아빠 역할이 중요한데 밖에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 신경을 못쓰는 사이 아이에 행동은 걷잡을 수 없이 거칠어지고 야구방망이를 들고 두들겨 패고 코뼈를 부러뜨려도 제어가 안됩니다.

 

저도 사회생활하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과 많이 놀아주지는 못 했지만, 아이들의 사상(?) 교육에는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말귀를 알아들을 나이가 되었을 때는, 시골 부모님 댁에 내려가면 아침에 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가면서 제가 생각하고 경험했던 얘기들을 해줬습니다. 그 시절은 아직 순수해서 부모가 하는 얘기를 받아들여 줬던 것 같습니다.

 

아빠가 왜 욕을 하지 말자고 생각했는지... 우리 집 가훈은 무엇이고 아빠가 왜 그렇게 정하게 되었는지... 등등... 사춘기 이전에는 들어주지만, 사춘기 이후로는 그전에 가르친 것에다 본인이 경험하는 것을 더해가며 사는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 뒤로는 내 손을 떠난 거라고... 그때서야 잡으려고 하면 늦는다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저는 때린 기억이 없는데, 맞았다는 피해자가 둘이 있어서 안 때리고 키웠다는 얘기는 못하겠지만, 그때는 잘 몰라서 그랬던 것 같고, 충분히 때리지 않고도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엊그제 이제 고3인 아들은, 술 마시고 들어와서 기분이 업되어 있는 아빠와 1,2시간 대화를 해줍니다. 한참 대화해서 시간이 오래돼서 피곤하지 않냐고 해도 괜찮다고 합니다. 공부하는 아이방에 갑자기 쳐들어가서 아빠가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 하고 짤막히 얘기해 주고 나오려다 밤 12시가 돼서야 대화가 끝났습니다.

 

중간에 아들이 둘째 딸아이가 아빠, 엄마한테 좀 버릇없이 구는 것 같다고... 자기도 저 나이 때 그랬냐고... 내가 볼 때는 비슷비슷하고만... 아빠가 나서지 않는 수준이면 괜찮은 거다... 걱정하지 말아라... 이제 고1인 딸아이는 아빠의 장난과 핀잔에 엄마의 방어막이 되어주고 가장 많이 도와줍니다.

 

엄마가 늦게 세탁하고 건조기에 넣고 잠자리에 들어가면 늦은 시간에 잠 안 자고 기다리다, 밤중에 거실이 환해서 나와보면 건조시간 끝나기를 기다리다 아들이 잠이 들어 있습니다. 괜한 건조기를 사줘서 니들이 고생이다...

 

이제는 큰 누님한테 나도 자식 키워봤다고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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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이언트 세콰이어
2019. 4. 6. 09:07 아이들의 부모되기

아이들이 어느덧 아들 고3, 딸도 고1이 되었습니다.

 

북한도 무서워한다는 중2를 별일 없이 지나 보냈습니다.

 

 

제가 어려서 고2 때부터 자식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고민하고 생각하고 살은지라, 지금까지 아이들을 키우면서 크게 속 썩을 일 없었다는 거에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고2 때 야자하고 하굣길에 떠있는 달을 보고, '나는 잘 될 것이다... 나는 나를 알지만, 자식 속은 알 길이 없는데 어떻게 키워야 하나...' 그렇게 자녀양육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짤막한 글들로 몇 가지 생각나는 것들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첫아이 두돐무렵...

 

아이가 클수록 점점 고집이 세집니다. 아빠 앞에서는 하지 못하지만 엄마하고 다닐 때면 길에 들어 눕기도 한답니다. 한번 날 잡아서 고집을 꺾어놔야겠다 마음을 먹고 때를 기다렸습니다.

 

 

어느 날 기회가 왔습니다. 그 나이 때 아이들은 말은 몇 마디 못 하지만 따라서 말해보라고 하면 따라 하곤 합니다.

 

 

뭔가 문제 되는 행동이 있어서, 아빠한테 "잘못했습니다" 해라고 했는데 죽어도 말하지 않습니다. 아이도 그 말에 뜻이 뭔지 느낌으로 아는 것이죠.

 

 

아이를 데리고 작은 방으로 들어가서 그 뒤로부터 1시간 반을 기싸움을 했습니다.

 

 

눈물, 콧물에 발버둥을 치면서 경기하는 것처럼 쇼도 하면서... "잘못했어요" 한마디 받아내는데 1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안아주고 다독여주고 끝냈습니다. 2003년도에 일입니다.

 

 

2005년도엔가 TV프로에서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시작했는데 오은영 씨가 하는 걸보고 '내가 저렇게 했었는데...' 그랬습니다.

 

 

둘째도 비슷한 시절에 똑같이 경험을 했습니다. 첫째 때 해봤으니까 비슷한 시기에 기다려서 꺾어놨습니다.

 

 

그 뒤로부터 훈육은 말로 하면 됩니다. 아이들 뇌리에 저 인간은 한번 아니라고 하면 아닌 사람이다... 떼쓴다고 들어주지 않는다...

 

 

아이 기죽인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은... 그 뒤에 커서 아빠도 못해본 전교 총학생회장도 하고 그러더군요...

 

 

잘못한 걸 나무라는 것이지 기본적인 생활에는 항상 자식에 대한 사랑이 깔려있고 아이가 느낄 수 있으면 됩니다.

 

 

그 뒤로도 자식과 수 싸움해야 할 시기가 몇 번 더 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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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이언트 세콰이어
2019. 4. 3. 20:11 즐기는 재테크

인생을 살다 보면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많은 Risk에 직면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IMF 시기도 겪고, 리먼브라더스 사태도 맞으면서 주식이 몇 토막 나기도 하고 집값이 폭락하기도 하고... 또 그 시기가 지나면 증권 시장도 회복을 하고, 집값도 회복을 하고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 시기인 18살때 야자를 마치고 하교하는 길에서 하늘 위에 떠있는 달을 보며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잘 될 것이다. 나는 나를 알겠는데 나중에 태어나는 내 자식은 어떻게 될까? 그 아이 속에 무슨 생각을 하고 살고 있는지 어떻게 알고,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인가? 내가 아무리 잘 돼도 자식을 잘못 키우면 모든 걸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 이때부터 제 인생에 최대의 Risk는 아이러니하게도 제일 사랑해야 할 자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Risk는 뗄래야 뗄 수가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제 목숨과도 바꿔야 할 때가 올 수도 있습니다. 이 Risk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Risk가 지속적으로 커져서 현실의 재앙이 되기 전에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통해서 이 Risk가 커지지 않도록 관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은 제가 아는 경험치에서 보편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었던 부분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부모님 주머니에서 돈도 훔쳐서 동네 형, 친구, 동생들과 쌈치기라고 돈 따먹기도 해보았고, 가게에서 과자도 슬쩍 했던 적도 있었고,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을 때는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닌 아찔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당연히 거짓말도 수없이 했겠지요. 이런 일들을 언제, 어디에서 했을까요? 모두 부모님이 안 보이는 곳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이었을까요? 장농에 부모님들 주머니를 뒤져보면 잔돈들이 나옵니다. 그걸 빼다가 밖에 나가서 동네 아이들과 돈 따먹기를 하다가 어느 날에는 대담해져서 지폐 한 장을 쓸 쩍 해서는 벽에 붙은 농민 달력 사이에 돈을 일단 숨겼습니다. 어느 정도 시기가 흘러서 부모님도 모르시는 완전 범죄가 되었다 할 때 꺼내서 쓸 요량으로 숨겨뒀는데 어머니께서 눈치를 채셨습니다. 일단 집안이 뒤집어졌는데 저는 도둑에 누명을 쓴 것처럼 코스프레를 합니다. 어머니 품에 안겨있을 때 협상안이 들어옵니다. 지금 내놓으면 짜장면을 사주겠다. 그 시절 저에게 짜장면은 누나들이 졸업식을 해야 맛볼 수 있는 음식이었습니다. 거기에 혹해서 저는 달력 뒤에 지폐를 꺼내 드리게 되지만 약속했던 짜장면은 먹지 못했습니다. 아마 그때 어머니에 눈에는 제가 뻔히 거짓말하고 있다는 게 보였을 테지만 저는 속일 수 있다고 생각을 했었겠지요.

어느 정도 가치관이 성립된 이후에 제 인생에 기준은 자녀들에 있었습니다. 대학생도 아니고, 직장인도 아니고, 결혼도 하지 않았고, 자식도 없었지만 나중에 내 아이들한테 부끄럽지 않게 살자는게 제 인생에 기준이 되었습니다.

결혼하고 첫 아이를 2001년에 낳았습니다. 아이가 두돐이 될 무렵 아이가 떼를 쓰기 시작합니다. 이전에도 떼를 쓰는 경우가 있었긴 합니다만 아이와 어떤 식으로든 의사소통이 가능한 시기인지 아니면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라서 마냥 받아주어야 하는 시기인지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그 시기쯤에 아이는 말을 따라 할 줄 알고 그 정확한 의미는 몰라도 자기한테 좋은 의미인지 나쁜 의미인지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떼를 쓰는 어느 날, 저는 아이에 기를 꺽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말귀를 못 알아먹는 동물이라 봐줬지만 이제부터는 이 집안에 서열을 알려주겠다는 듯이...

아이를 데리고 작은 방으로 들어갑니다. 네가 잘못했다고 할 때까지 이 방안에서 못 나간다. 아이는 눈물 콧물을 빼며 울고 불고 난리를 칩니다. 경기를 하는 연기도 합니다. '잘못했어요.' 이 한마디를 안 하려고 1시간 30분가량 저하고 방에서 씨름을 했습니다. 저는 물러설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이가 항복을 하고 '잘못했어요.' 합니다. 이 한마디로 저는 아이를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달래줬습니다.

어쩌면 그 전까지 아이는 이 집안에서 자기가 우두머리였다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이제부터 서열 정리가 되니 집안에 큰소리 날 일이 별로 없습니다. 큰소리치지 않아도 말로 다 조종이 됩니다.

몇년 전부터 오영은이라고 하는 자녀 교육 전문가가 출연하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 많이들 아실 것 같습니다. 거기서 아이들을 제압하는 법이 자주 나오는데 제가 했던 방법과 같습니다. 2003년에는 그 프로가 없었으니 누구한테 배운 건 아닌데 어떻게 그런 과정을 진행했고, 그 뒤로 둘째 딸아이가 태어나고 이전에 아들에게 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 시기를 잘 저울질하고 있었습니다.

그 날은 장모님께서 방문하신 날인데 외할머니가 오니 안하던 떼를 쓰기 시작합니다. 바로 오늘이다. 저는 아이를 데리고 방에 들어가고 또 작업을 시작합니다. 장모님께서 맘이 아프신 듯 사위 그만해... 하시지만, 이미 이 과정을 겪은 아내가 장모님을 막아섭니다. 아이 아빠가 하도록 그냥 놔 두시라고... 이렇게 딸아이도 꺾어서 집안에 서열을 세웠습니다. 아빠/엄마, 오빠, 동생...

결혼하고도 10년 가까이 차가 없었으니 아이들이 어렸을 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저희 아이들은 기차나 버스를 타고 다녀도 조용히 앉아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뛰고 소리 지르고 다녀도 쳐다만 봅니다.

마트에 장난감 코너를 가면 "가지고 놀아!"하면 가지고 놀다가 "가자!" 하면 제 자리에 놓고 그냥 갑니다. 아빠한테 사달라고 떼써봐야 안 사줄걸 아는 거겠지요.

요즘 젊은 아빠들은 친구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들 하지만 저와 제 와이프는 그냥 부모 같은 부모가 되기로 했습니다. 친구는 부모 말고도 많을 수 있지만 부모는 둘밖에 없으니 굳이 부모까지 친구가 될 필요는 없다. 대신 친구들을 집에 데리고 와서 놀고 자고 하는 건 다 허용을 해줍니다.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좀 무섭게 생기셨는지 친구들이 거의 저희 집에는 안 와서 제가 거의 친구들을 찾아다녔던 게 아쉬워서 아이들이 친구들을 데려오면 최대한 편하게 해 줘서 자주 올 수 있게 해 주자는 주위인데도 불구하고 아이들 친구들은 제가 무섭다고 합니다. 딸아이 말로 카리스마가 있다나... 다행히 와이프는 푸근해서 보완이 됩니다만, 저희 집은 존댓말을 시키는데 아이들이 반말 비슷하게 하면 와이프도 엄마가 친구냐고 단호합니다. 나중에 아이들이 성장하면 독립시키고 와이프와 둘이 노는 걸로... 지금도 주말이면 아침 먹여주고 아이들은 제 친구 따라 나가고 저와 와이프가 같이 시간을 보내지요.

처남은 아들아이가 둘이 있는데 어렸을 적에 장인 어른이 일찍 돌아가신 것 때문에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어서 아이들에게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반말도 하고 아직 어려서 때리기도 하는데 저희 집에서는 없었던 일이라 저도 신경에 거슬리지만, 어렸을 때는 잘 어울려 놀던 아들도 애들이 버릇이 나빠지는 것 같다고 얘기를 하더군요. 하지만 각기 생각이 다른 부분이기에 더 뭐라고 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부디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 기대하는 모습이길 바랄 수밖에요.

가끔 TV프로에 자녀들과 가정 불화로 사춘기 자녀들이 부모에게 반말하고 욕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잘잘못은 더 가려봐야 하겠지만, 아이가 어렸을 때 그런 행동이 보였을 때 단호하게 제지했으면 지금 저런 모습을 보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한 번도 때리지 않고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아들아이가 한번 손바닥을 맞았다고 기억을 한다고 하더군요. 가해자는 기억 못 하고 피해자만 기억하는 상황... 벌을 세운 적은 있습니다.

저렇게 서열을 세워도 아이가 이제 부모를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시기가 옵니다. 저는 또 그때를 기다렸습니다. 어릴 적에는 아이 방에 컴퓨터가 있었는데 종종 집에 일찍 들어가는 날이 있는데 아이가 불 꺼진 방 안에서 책을 봅니다. 아이 주의를 끌어서 방 밖으로 보내고 컴퓨터를 만져보면 따뜻합니다. 게임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집에 문이 열리니 전원 스위치를 확 내려서 컴퓨터를 꺼버리고 책 보는 시늉을 한 것입니다. 그냥 모르는 척 넘어가 줍니다. 다음에도 또 비슷한 상황이 생기고 또 그냥 모르는 척 넘어가 줍니다. 이제 아이는 아빠가 모르는구나... 생각할 수 있겠지요. 다음번 걸렸을 때 앉혀놓고 얘기를 해줍니다. 여기를 만져 보라고... 따뜻하지? 아빠가 하는 일이 맨날 컴퓨터 분해하고 조립하는 일이라고... 아빠가 마음먹고 뒤지면 네가 컴퓨터 가지고 뭘 했는지 다 알 수 있다고... 알지만 이전에는 모른 척하고 넘어가 준거라고...

또 다음은 저도 컸다고 부모한테 대드는 시기가 옵니다. 늑대들이 성장하면 서열 싸움하듯이... 아주 어릴 때는 엄마가 힘이 더 세서 힘으로도 제압할 수 있지만 특히 남자아이는 엄마가 힘으로 감당이 안되는 시기가 옵니다. 원숭이도 어린 아이와 여자를 무시하거나 괴롭힌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또 그 시기를 기다립니다. 그 날은 2시간 반동안 손드는 벌을 세웠습니다. 그때 제가 잘못한게 눈치껏 팔 내리며 쉴 시간을 줬어야 하는데 곧이곧대로 눈앞에서 지켜 보면서 2시간 반을 벌을 서니 팔에 감각이 없어지는 지경까지 갔던 것 같습니다. 아들의 팔을 주물러 주면서 '내가 너무 요령이 없었구나...'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보면 남자 아이는 또 '성'에 눈을 뜨는 시기가 옵니다. 이건 생물학적으로 당연한 것인데 밖으로 노출하는 걸 꺼리는 부분이지만 살다 보면 우연찮게 노출이 되는 때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때는 또 어떻게 해야 하나... 어느 날 아이가 성인 애니메이션을 보는 모습을 봤을 때, '너무 빠지지는 마라...' 이 한마디 하고 방문을 닫아주는 걸로 끝냈습니다. 이전에 아이가 친구들이 야한 동영상 보고 그러는데 자기는 이해가 안 간다고 했는데 저는 속으로 네가 더 이해가 안간다 했습니다만 정상적인 것으로 확인이 되었으니 다행입니다. 진짜 계속 그렇게 갔으면 불교나 천주교 쪽으로 진로를 잡아야 하나 했을 텐데...

1년 전쯤에는 딸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 사이에 문제가 있어서 부모들 사이에 시끄러운 얘기가 오갔던 것 같습니다. 아내에게 사정 얘기를 듣고 담임 선생님께 문자를 보내고 통화를 했습니다. 3명에 아이 사이에서 문제가 있는 것 같으니 상황을 파악해 보시고 제 아이가 잘못한 게 있으면 말씀해 주시고, 일단은 서로 부딪히지 않게 떨어뜨려 놨으면 좋겠다고 문자를 보내니 다음날 담임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저는 제 딸아이지만 제 눈앞에서는 착하고 그럴 문제 일으킬 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내 눈에 안 보이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고 다니는지 저도 알지 못한다. 그러하니 담임 선생님께서 상황 파악을 하시고 저희 딸이 잘 못한 부분이 있으면 사과하도록 하겠습니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담임 선생님께서는 보통 부모님들은 자기 애는 그럴 애가 아니라고 말씀하시는데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하다고 하시며 통화를 마무리했고, 아이들 일은 큰 일없이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저는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잘못을 내 아이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일련의 일들이 정말 현실에서 벌어졌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게 부모 된 자로써의 모습인지에 대해서 미리미리 생각해 두었습니다. 간혹 카페나 다른 글에서 자녀가 거짓말을 하거나, 친구들 물건을 훔치거나 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닥쳐서 생각하기보다는 본인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시고 그 상황에 어떻게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지 미리 머릿속에 그려보는 작업이 필요해 보입니다.

앞으로 십여 년이 지나면 큰 아이는 제가 한 가정에 가장이 되었던 나이가 됩니다. 요즘은 결혼을 늦게하는 세태이지만 얼마 전부터 저는 제가 할아버지가 되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할아버지가 되신 분들이 쓴 글에서 나도 저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들을 하나둘씩 담아놓고 그때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자녀들이 어린 시절에 잘못한 부분들에 대해서 대처했던 것들과는 달리, 대부분은 가족 간에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서 억울한 부분이 이나 불편함이 없도록 조율하거나, 자녀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경제적인 마인드를 탄탄히 쌓을 수 있도록 조력하는 부분이라 걱정보다는 서로 이성적으로 조율해야 하는 일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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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이언트 세콰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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