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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4. 6. 09:15 아이들의 부모되기

안녕하세요?

고3 아들, 고1 딸을 두고, 아직까지는 사춘기를 별 탈 없이 보내고 있습니다.

이 글은 초등학교 저하년 이하의 자녀들을 두신 분들에 대한 Tip정도의 글입니다.

아이들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엄마를 도와 식사 차리는 걸 시켰습니다. 내가 귀찮은 일은 엄마도 귀찮은 일이니, 365일 삼시세끼 차리고 설걷이 하는 엄마에 노고를 감사히 여기라는 의미였습니다.

보통은 숫가락, 젓가락 놓기, 냉장고에서 밑반찬 꺼내놓기.

어릴 때는 냉장고에서 뭘 꺼내야 할지 잘 모르니,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냉장고 한 칸을 정해주고 그 칸에 있는 반찬은 다 꺼내놓게 시켰습니다.

좀 더 커서 라면 끓이는 것도 알려주고... 중요한 것은 불을 다루고 뜨거운 물을 다루게 되니 혹시나 부모가 없을 때 화상을 입게 되면 빨리 차가운 물이나 얼음으로 드레싱하고 부모에게 연락하도록, 정도가 심한데 부모가 연락이 안 되면 119에 연락해라. 아직까지는 한 번도 그런 연락은 없었습니다.

아내는 운동화 세탁하는 것도 가르쳐 시키고, 강아지 목욕은 이제 딸아이가 거의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학원갔다와서 늦은 시간에 배가 고프면 알아서 밥 차려 먹거나, 라면 끓여 먹거나 합니다. 가끔 늦은 시간에 공부 학고 오는 게 짠해서 제가 간간히 차려주기도 합니다.

며칠씩 아내하고 여행 간다고 집을 비워도 밑반찬, 찌게, 냉동 볶음밥 등만 집을 비우는 기간 동안 먹을 걸 준비해 놓으면 걱정이 없습니다. 여행지에서 밤에 다 귀가했는지 전화로 챙기지만 이것도 까먹고 전화 한 통 안 하는 날도 가끔 있습니다.

부모님이나 누님 중, 어떻게 아이들만 두고 몇일씩 집을 비우느냐 걱정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그분들은 제가 어렸을 때 어떻게 살았는지 잠시 잊으신 것 같습니다.

"나는 ㅇㅇ이 나이때 혼자 살았어요. 그 며칠을 부모 없이 못 지낼 걸 걱정한다면 내가 자식을 잘못 키운 거겠지..."

저는 타지에서 학교 다닌다고, 이제는 큰 아이보다 어린 나이에 독서실에서 혼자 살았었습니다.

부모님 곁을 떠난 건 초등학교 6학년 때였는데, 반지하 자취방에 곤로 불 켜서 콩나물국 끓인 기억이 선명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어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posted by 자이언트 세콰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