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자이언트 세콰이어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Notice

2019. 4. 3. 20:24 일상 속에서

이전에 TV 예능(하숙집 딸들)에서 영화배우 박중훈 씨가 출연을 했습니다. 프로그램에서 했던 얘기 중에 한마디가 마음속에 여운이 남아서 글을 써 봅니다.

"어느 가정이나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완벽하게 행복한 가정은 없다..."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주상절리에서 20명 정도에 대가족 여행객을 만났습니다. 조부모와 손자, 손녀 세대까지 대가족이 후드티를 다 같이 맞춰 입고 손자가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것 같아서, 이 행복한 그림에 누구든 한 명이 빠지면 사진이 서운할 것 같아 제가 찍어드린다고 했습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모두 자리를 잡았는데 중고생 정도의 딸아이와 엄마간에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아이는 무슨 연유에선지 사진을 찍지 않겠다고 했고, 어머니는 어떻게든 같이 찍어야 한다고 실랑이를 벌여서 여자아이가 울기 직전까지 갔습니다. 더 지체하면 싸움이 될 것 같아서 실랑이하는 모습이 있더라도 몰래 한컷을 찍고, 여자아이를 빼고 사진을 찍어드렸습니다.

사실 여자아이 나이때 왕왕 벌어지는 일들입니다. 저희 아들도 치열교정이 거의 마무리가 돼서 막내 고모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궁금하다고 사진 좀 한 장 찍어서 보내달라고 와이프한테 얘기를 한 모양인데 그 한 장을 안 찍겠다고 티격태격했던 것 같습니다. 무슨 고집인지 사진 찍는 거 싫어한다고 하더니 다행히 저하고 둘이 산행을 했을 때는 고집 안 부리고 독사진도 찍고, 같이 셀카도 찍고 해 줘서 속으로 고맙다 했습니다.

어른들 눈으로 바라보면 철없이 보이기도 하고, 나중에 후회할텐데... 싶기도 하고... 멀리서 봤을 때 행복해 보였던 대가족이 여자아이 하나로 그 어머님은 그런 모습이 노부모님이나 다른 식구들한테 실망을 줄까 죄송스러웠을 것 같고 또 생판 모르는 남에게 그런 모습이 보였으니 부끄럽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

미운 우리 새끼라는 프로에서도 김건모씨가 3형제인데 둘째인 김건모 씨가 너무 스타가 되다 보니 남들은 둘째가 잘돼서 가족들은 참 좋겠다 싶지만 정작 아래 동생은 형과의 관계가 불편했었다고 합니다. 이런 얘기는 집안 형제 중에 누군가 너무 잘돼서 형제들과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 등에서 차이가 많이 나게 되면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다른 많은 가정들은 행복해 보이는데 우리집은 왜 이럴까... 이런 자괴감이 들었던 분들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 저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제가 쓴 글의 댓글 중에 부럽다고 하시고, 대단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어떤 분은 좋은 남편 감이라고 하시는 분도 계신데요... 그런 분들은 제 아내가 부러우실 테지만 저는 집안일에 도움을 잘 안주는 대표 주자라 집안일에 대해서는 하기 싫어하고 귀찮아해서 거의 대부분 아내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냥 글에서 보여지는 부분이 욕먹을 내용을 쓰지 않으니까 다른 부분이 좋아 보일 수는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 옆에 있는 짜증 나는 남의 편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다른 가정도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마냥 행복해 보일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생사 희로애락을 다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1년 365일 늘 행복할 수는 없을 겁니다.

나만 이렇게 세상 사는 게 힘들고, 다른 집은 행복한 것 같은데 우리 집은 왜 이렇게 맨날 시끄러워 세상 살기 힘들다고 생각이 들 때면 다들 어느 정도는 티격태격하고 살아가고 있다고...

조금 위안이 될까요...?

'일상 속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식과 지혜  (0) 2019.04.03
나는 다시는 다이어트 하지 않기로 했다.  (0) 2019.04.03
인생에 없는 3가지...  (0) 2019.04.03
인생에 중요한 것들 중에 하나...  (0) 2019.04.03
인생에 3번의 기회  (0) 2019.04.03
posted by 자이언트 세콰이어